그들이 나눈 일상은 단순한 일탈이라 표기하기에는 무겁고, 범죄라 칭하기에는 더없이 가벼웠다고 L은 복기했다. 단의 죽음 이후 하워드 가에 남겨진 문서들은 이제까지 숨겨왔던 시간을 모조리 불살라버릴 만큼 노골적이었으며 이 문서를 발견하고 무명의 기자에게 고발한 이가 단의 최측근이자 하워드 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하였던 단 하워드의 비서, L이라는 점이 세간의 주목을 이끌었다. 마법부가 지나간 이후 버려진 하워드 가에 기자를 초청한 L은 십 년은 가뿐히 넘는 세월 동안 하워드 가에서 보고, 듣고, 또 침묵했던 내용을 상세히 기술했다.
L이 말한 첫 문장은 이러했다.
"낸시 리브레인은 하워드가 가장 아끼고 살폈던 조각이었습니다. 처음에는 장난감처럼 다뤘지만, 시간이 흐를수록 잃어버렸다가 한참 뒤에 책장 아래에서 되찾은 퍼즐 조각처럼 소중히 보관하더군요. 그 퍼즐 판은 이미 버린 지 오래되었는데 말입니다."